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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14 뮤지컬 보이첵 뮤비
  2. 2011.08.10 [뮤지컬 코요테어글리] So Hot, Not Cool, So Sexy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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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일시: 201186() 오후 3

공연장: 한전아트센터

캐스트: 장희영(에이프릴), 김수용(앤드류 제퍼슨), 차순배(아버지), 최유진(미아), 이석우(매튜), 유미(레이첼), 강웅곤(나탈리), 최소영(사만다), 이영은(알리사), 장윤정(제니퍼 힐튼), 김찬호(제임스), J처리(잭슨), 이시훈(대니얼)

 

 

지난 2000년 공개되었던 헐리웃 영화코요테어글리는 섹시한 바텐더들의 화끈한 춤과 경쾌한 음악을 앞세워 MTV세대 관객들의 적잖은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영화에 삽입되었던 ‘I will survive’ ‘Can’t fight the moonlight’는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구였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이름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탑건’, ‘폭풍의질주’, ‘더록’, ‘나쁜친구들’, 최근의캐러비안의해적시리즈까지 주로 액션 장르에서 커리어를 쌓았던 헐리웃 흥행의 연금술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의외의(?) 음악 영화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브룩하이머의 이력에서코요테어글리가 완전히 생뚱맞은 작품은 아닙니다. 브룩하이머는 이미 1983년에 신인 제니퍼 빌즈를 일약 톱스타로 키워낸 플래쉬댄스로 댄스(와 음악) 영화의 재미를 톡톡히 학습한 바 있습니다.

‘코요테어글리’는플래쉬댄스의 리메이크, 재탕이라고 해도 무방한 영화입니다. 두 영화를 동시에 관통하는 흥행코드는 바로 섹시한 여성의 화끈한 댄스(와 적당한 노출)와 잘 만들어진 OST. 대중이 열광한 건 바로 그 두 가지였습니다.(시골소녀의 성공스토리는 최소한의 설정일 따름입니다)

 

 

 

영화코요테어글리의 히스토리를 주저리주저리 떠든 이유는 뮤지컬 <코요테어글리>의 성패가코요테어글리의 짜릿한 쾌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무대로 옮겨 오느냐에 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코요테어글리>는 재밌습니다.

 

 

객석을 달구는 화끈한 춤과 음악

 

파격적인 의상(12세 이상 관람등급입니다)으로 무장한 우월한 신체 조건의 코요테 걸들을 보는 것부터 꽤나 자극적인 시각적 쾌감이 있습니다. 섹시한 그녀들의 잘 준비된 춤과 퍼포먼스는 기대 이상의 흥분을 자아냅니다.


 

 

극 초반 클럽의 바(Bar) 위에 올라 선 그녀들의 절도 넘치는 춤과 칵테일 퍼포먼스는 무대(클럽) 안 앙상블들의 요란한 흔들림과 잘 어우러지면서 그 유쾌한 기분을 객석까지 전달합니다. 특히 주인공 에이프릴의 본격적인 코요테 걸 가세 후 보여 주는 ‘Unbelievable’쇼는 자리에서 일어 나 환호라도 지르고 싶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호시탐탐 무대를 노리던 코요테어글리 클럽의 남성 서빙들이 화끈한 복근 댄스를 선보일 때에는 여성 관객들의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옵니다.

영화 코요테어글리가 현란한 카메라 무빙과 수많은 컷의 교차를 통한 속도감 넘치는 영상으로 매끈한 섹시함을 만들어 냈다면, 뮤지컬 <코요테어글리> Live의 현장감을 십분 활용하여 객석의 흥분을 자아냅니다.

아쉬운 건 무대와 객석이 너무 멀다는 겁니다. 무대에 좀 더 가까이 스탠딩으로 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면 몇 배쯤은 더 짜릿함을 느꼈을 겁니다.

 

‘Can’t fight the moonlight’을 위시한 영화의 잘 빠진 삽입곡들은 <코요테어글리>에게는 양날의 검입니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대중적 곡이라는 강점과 동시에 뮤지컬 형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리듬과 멜로디의 음악이라는 난점이 함께 하는 것이죠. <코요테어글리>는 메인 테마라 할 수 있는 ‘I will survive’ ‘Can’t fight the moonlight’ 외 몇 곡만을 취사 선택하여 주인공의 솔로 넘버로 활용할 뿐 나머지는 클럽 댄스 뮤직으로 소비하는 영악함으로 이 문제에서 미끄러져 나갑니다.

 

 

흥분을 잠재우는 엉성한 스토리

 

<코요테어글리>브랜드 라이선스’(영화의 스토리가 아닌 브랜드만을 빌려 오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을 원작 영화에 기대고 있습니다. 시골소녀의 도시 성공 미담(헐리웃이 자주 써먹는 또 다른 형태의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단선적 스토리는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뮤지컬에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어차피 뮤지컬 <코요테어글리>가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것은 섹시한 춤과 음악이 주는 짜릿한 시청각적 쾌감이니까요.

하지만 단선적 스토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은 했어야 합니다(아니면 극단적으로 설명적인 서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했습니다) 좌충우돌 삐거덕거리는 엉성한 이야기 전개에 코요테 걸들의 춤과 노래에 애써 들뜬 기분까지 차분해질 지경이 듭니다.

 

하나 더. 무대에 처음 선 듯 어색한 배우들의 연기도 <코요테어글리>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웃음 포인트가 분명한 대사들도 효율적인 액팅으로 소화되지 않아 객석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극 후반부 아버지가 에이프릴에게 들려 주는 ‘Manhattan henge’는 이 작품에서 정서적으로 가장 울림이 있는 장면이지만 배우의 역량이 감동을 이끌어 내기에는 크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나마 주인공 에이프릴의 집주인으로 분한 장윤정 씨의 연기가 자잘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여성 보컬그룹 가비앤제이의 장희영은 주인공 에이프릴 역을 맡아 시원한 노래 솜씨만큼이나 훌륭한 춤과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아쉬운 건 에이프릴의 남자친구 앤디 역의 김수용입니다. 몇 차례 인상적인 고음을 선보이기는 했으나, 에이프릴을 제외한 이 작품 대부분의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잉여에 가까운 역할로 소비되고 말았습니다.

 

 

뮤지컬 <코요테어글리>는 원작 영화의 자산을 십분 활용한 시청각적 쾌감 구축에는 성공했지만, 그 쾌감이 공허하게 휘발되어 버리는 것을 어쩌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어설픈 서사는 던져버리고 시청각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것에 올인했다면 어땠을까요?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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