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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4 뮤지컬 쓰릴미
  2. 2012.01.30 [뮤지컬 에비타]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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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 뮤지컬 에비타 review –

 

 

공연 일시: 2011 12 17() 오후 3 / 201215() 오후 8

공연장: LG아트센터

연출: 이지나

캐스트: 에바 페론(리사/정선아), (이지훈/임병근), 후안 페론(박상원/박상진), 마갈디(박선우)

 

 

Don’t Cry for Me Argentia!

 

아르헨티나가 지구 어느 곳에 위치한 나라인지도 몰랐던 꼬맹이 어린 시절, 라디오(였는지 TV였는지 사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습니다)에서 종종 흘러나오던 이 애절한 노래에 매혹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어린 나이에도 너무도 절절히 느껴지는 노래의 슬픔에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나라 전체가 애도의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궁금해 했던 것 같습니다(하긴 꼬맹이의 기억에 그 노래를 들었던 그 즈음 어느 때, 꼬맹이의 나라에도 온(?) 국민이 슬퍼했던 독재자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ㅡㅡ;) 꼬맹이가 에바 페론이라는 실존 여인이 그 노래 속 애도의 대상이란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입니다.

 

뮤지컬 <에비타>는 아르헨티나를 울린 바로 그 여인, 에바 페론의 극적인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의미였을까? 난 무엇을 원했고 무엇을 남겼을까?

 

수많은 아르헨티나 민중의 애도 속에 치러진 에바의 성대한 장례식 장면 후 뮤지컬 <에비타>20세기의 신화적 정치인 중 하나로 기억되는 에바 페론에 대한 진실을 고찰하기 위하여 그녀의 어린 시절로 플래쉬백합니다.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난 촌뜨기 소녀, 에바는 자신의 유일한 자산인 아름다운 몸을 무기로 스타배우, 사교계의 꽃을 거쳐 마침내 퍼스트레이디의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권력과 대중의 사랑에 대한 그녀의 욕망은 멈출 줄을 모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끝없는 욕망에 제동을 건 것은 그녀의 찬란한 비상을 이끌었던 아름다운 육신에 찾아 온 죽음의 병마였습니다.

 

 

지저스 에비타 슈퍼스타

 

설명이 필요 없는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은 에바라는 욕망의 화신, 그리고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에 완벽하게 조응합니다. 웨버의 환상적인 스코어가 없었다면 뮤지컬 <에비타>는 자칫 에바 페론의 일생을 쫓는 밋밋한 작품이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은 에바의 에바에 의한 에바를 위한작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지나 연출은 무대 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눈부시게 빛나는 에바를 표현했습니다. 이지나 특유의 미니멀한 무대 연출은 그 어느 때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일체의 오브제를 배제한 채 강렬한 전광 보드를 배경으로 한 에바의 여신 같은 등장, 무대 중앙 가장 높은 계단을 천천히 오르는 여왕의 등극은 이번 <에비타>공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공연 내내 에바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끊임없이 아낌없이 쏟아집니다. 이는 당대 아르헨티나의 정치 사회적 현실 속 의미와 상관없이 강인했던 한 여인의 거침없는 자기 욕망 추구에 보내는 경의의 표현일 것입니다.

 

 

난 언제나 특별하게 빛이 나

 

뮤지컬 <에비타>의 영화화 당시, 에바 역을 탐낸 당대 헐리우드 스타 여배우들의 경쟁은 그 자체로 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이 캐스팅 전쟁의 승자는 위풍당당 팝의 여제 마돈나였습니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에서 여배우라면 누구라도 탐낼 에바 역의 영광을 차지한 리사와 정선아는 기대에 충분히 값하는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정선아의 퍼포먼스는 누구도 대체 못할 경지의 그것이었습니다. 정선아는 그녀 외의 나머지 배우 모두를 앙상블로 만들어 버리는 마술 같은 무대 장악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맹랑한 소녀에서 치명적 매력의 요부로 권력을 휘두르는 악녀에서 빈민들의 성스러운 천사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그녀의 연기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에바가 그녀 성공의 제물이 된 남자들을 홀리듯 정선아는 압도적인 연기와 노래로 관객을 홀렸습니다.

상대적으로 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면서 에바를 보는 시각의 균형이 깨져 버린 것은 이번 공연의 아쉬움입니다(리사와 이지훈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으나 정선아와 공연한 임병근은 자신의 대사와 노래를 소화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뮤지컬 <에비타>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남자들에게 몸을 던진 창녀도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굳게 자기 최면을 걸었던) 성녀도 모두 에바 페론의 모습이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욕망과 신념에 충실했던 한 여인의 불꽃 같은 성공과 추락을 경의와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그녀에 대한 평가와 해석을 대신합니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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