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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1 [연극 클로저] 유리같은 사랑

유리같은 사랑

-연극 클로저리뷰-

 

 

 

- 공연 일시: 20139 28() 오후 4

- 공연장: 아트원씨어터 1

- 연출: 추민주

- 캐스트: 이윤지(엘리스), 최수형(), 김혜나(안나), 김영필(래리)

 

 

사랑을 주제로 한 대부분의 서사물은 그것이 비극이든 희극이든 대부분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합니다. 사랑은 아름답다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감성 혹은 환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에서의 사랑이 모두 그렇게 아름답기만 할까요?

연극 <클로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부고기사 담당기자인 댄은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앨리스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동거를 시작합니다. 우연한 만남을 통한 사랑의 시작, 앨리스는 이 사랑을 운명적으로 받아 들입니다. 하지만 댄은 얼마 못 가 소설 표지 사진 촬영으로 만나게 된 안나와 또 다시 한 순간에 사랑에 빠지고 안나를 유혹합니다. 안나는 알리스의 존재를 알고 그를 거부지요. 채팅방에서 댄의 가벼운 장난으로 안나와 의사 래리가 맺어지지만 댄을 잊지 못한 안나는 그와의 관계에 빠져들고 래리를 떠납니다. 댄 또한 진실의 순수를 이야기하며 앨리스를 버리고 안나와 함께 하게 되지만... 두 사람, 아니 네 사람은 결국 과거를 떨치지 못합니다.

 

연극 <클로저>는 사랑이라고 명명되는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네 사람은 엇갈린 사랑 속에서 우리가 보는 건 인간 본성의 나약함과 비겁함 그리고 잔인함입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안나에게 집착하는 마초 래리는 안나와 댄의 관계에 불같은 질투를 느끼지만 그래도 자신은 그 상황을 포용할 수 있다고 강변합니다. 부드럽고 자상한 듯 보이는 댄은 네 명의 등장인물 중 가장 나약한 사람입니다. 그의 안주하지 못하는 가벼운 사랑은 나머지 세 사람 모두에게(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참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맙니다.

래리와 댄 모두 자신의 연인들에게 집요하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그와 잤어? 좋았어? 결과는 관계의 파국. 그나마 엷은 관계나마 회복하는 것은 좀 더 강한 래리.

 

 

 

 

언제든 먼저 떠날 준비를 하는 앨리스. 아마도 가장 큰 상처를 받은 것은 그녀일 겁니다.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을 속이던 그녀는 강요 당한 진실 때문에 사랑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전적 사랑의 서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엘리스. 하지만 평생 댄을 사랑할 생각이었다던 그녀조차 댄에게 자신의 본명을 속였습니다. 오히려 스트립 클럽에서 만난 래리에게 스트리퍼 앨리스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래리는 계속 진실(니 본명을 이야기해줘)을 말해달라고 애원합니다.

연극 <클로저>는 진실이 곧 본질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깨닫지 못한 댄과 래리, 두 남자는 정신적 지옥을 경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심플한 무대는 건조한 사랑 이야기와 잘 어울렸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관객의 몰입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습니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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