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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9 [꽁치의 맛]오즈를 만나다 1
오즈 야스지로는 이상한 사람이다. 그는 1903년 12월 12일에 태어나 60년을 살고(동양에서 이야기하는 인생의 하나의 완성된 원) 1963년 12월 12일 자기의 생일에 죽었다. 그는 계속해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지냈으며,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는 계속해서 같은 배우들에게 같은 배역을 맡겼으며, 48년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한편의 영화를 만들었다.<정성일, 월간 키노 1998. 12. 일본영화 진검승부 中>



오즈를 만났다. 항상 지면으로만 접하던 오즈의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만났다. 약간의 긴장감이 동반된 첫만남이었다. 하지만 거장의 따듯한 농담에 이내 긴장감은 풀렸다. 매우 유쾌한 영화였다.



<꽁치의맛>은 일본 영화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오즈 야스지로의 62년 유작이다. 오즈의 작품은 대부분이 가족, 가족 내 필연적인 헤어짐(사별, 자식의 결혼)과 이에 따른 외로움, 상실감을 내용으로 한다고 들었다. <꽁치의맛>도 이러한 서사적 원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아내(딸에겐 어머니)와 사별한 가장이 혼기에 든 딸을 결혼시키려 하고, 딸은 홀로 남을 아버지 생각에 결혼을 할 수 없는. 이 핵심 서사를 중심으로 결혼한 아들 내외, 친구들을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영화는 매우 아름다웠으며 말그대로 정갈했다. 카메라는 미동도 않은 채 등장인물들을 담는다.(주된 공간은 집과 술집으로 일본식 가옥구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이 서로에 대한 예를 다하듯 카메라도 등장인물들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 가벼운 코믹 홈드라마류인 이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애잔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마지막 장면의 (딸을 결혼시키고) 홀로 남은 아버지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슬프다.

오즈가 왜 사이트&사운드가 10년마다 집계하는 역대 영화/감독 베스트10에 들어가는 거장인지는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꽁치의맛>은 정말 따듯하고 슬펐으며 무엇보다 아름답고 재밌는 영화이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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