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영화, 만화, 공연(뮤지컬, 연극) 등 보고 끄적이는 공간 다솜97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98)
영화보고끄적이기 (18)
공연관람단상 (71)
만화망가코믹스 (0)
요즘요런책읽음 (0)
세상만사 (7)
Total
Today
Yesterday

'마을에부는산들바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8.18 [마을에부는산들바람]사랑의학교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짓 없고 솔직한 등장인물들, 그림엽서 같은 마을의 풍경들, 학교나 집안의 소품들과 키우는 동물들

일단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는 참 사랑스런 영화다.

 

초중고생 모두 고작 6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시골마을에 대도시(도쿄)로부터의 전학생 등장 보통 이런 류의 영화들(예를 들자면 승원 주연의 우리영화 <선생 김봉두>도 그러한데) 대부분이 순박한 시골 사람들과 계산적인 도시 사람을 이항 대립시키고 시골적 가치에 감화되는 도시 이방인을 그린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체는 항상 도시 이방인, 그는 또 항상 시골적 가치로 심신이 리플레시되어 종국엔 도시로 재포지셔닝된다. 이러한 영화들 속에서 시골은 주인공인 도시인이 그저 잠시 머무를 심리적 이상향일 뿐이다.

 

하지만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은 다르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의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 생 미키타 소요. 마을에 단 6명뿐인 초중고생 중 맏언니로서의 책임감이 강하며 때로 그러한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평범한! 시골소녀다. 영화는 항상 그녀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도쿄에서 온 얼짱 전학생, 오사와는 그저 그녀의 삶에 틈입한 이벤트일 뿐이다. 그녀를 둘러싼 시골 마을의 이런저런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물놀이 소풍, 축제, 발렌타인 데이, 통판 소동 등이 그나마 특별한 사건들!)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 자그마한 일상들과 그 속에서 보여지는 사람들의 진심들이 정말이지 눈물겹게 사랑스럽다.

소요는 도시 전학생 오사와에 매혹되지 않는다. 오히려 오사와가 소요가 가진 참을 수 없는 매력(결국 그건 건강한 시골마을의 힘이다)에 푹 빠진다. 오사와는 결국 소요로 대표되는 마을의 사랑스러움에 동화되어 도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마을에 남는다. ,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에서 도시(사람)은 시골(사람)의 대립항이 아니다. 오사와는 약간의 오해를 사기는 하지만(영악한 야마시타 감독은 그걸 슬금슬금 흘릴고 지나갈뿐 그로 인한 갈등관계 따위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도시 사람이었기에 약간 다를 뿐이지 역시 정직하고 착한 소년일 뿐이다. 결정적으로 오사와가 살았던 곳을 보고 싶어서 택한 도쿄 수학여행에서 소요는 도시 피로감에 시달린 이후, 도심 한가운데서 도시의 소리를 듣고-영화 처음 그녀가 마을의 산의 소리를 들었듯이- , 언젠가 너희(도시)와도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도시보다 우월한 시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스런 시골과 시골살이를 보여 주고자 하는 것뿐이다.

 

<린다린다린다>에서 특유의 잔잔한 하지만 세세한 디테일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에서도 여전히 작은 묘사들 하나하나를 꾸준히 쌓아 올려 종국에는 예상치 못한 정서적 울림을 안겨 준다.

미키타 소요 역의 카호를 비롯한 소녀소년들의 모든 연기가 (^^;) 사랑스러우며(특히나 가장 어린 초등학교 1학년 생 사치코 넘 귀엽다^^) 키무라타쿠야 주연의 드라마 <프라이드>에서 남성적 매력 넘치는 효도 코치를 연기했던 사토 코이치-소요의 아버지다-의 모습 또한 반갑다.

Posted by 다솜97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