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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위 감독은 90년대 초 주성치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도박 코미디 '도성'의 연출로 국내 홍콩영화 팬에게 첫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주성치 월드의 한 축으로 신정무문 시리즈, 홍콩레옹 등의작품을 연출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와 주성치와의 협업 대표작은 성치월드의 걸작 수위를 다투는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 2부작입니다. 유진위 감독은 특히 선리기연 편에서 왕가위의 중경삼림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차용하여 이전의 주성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성을 창조했고, 수많은 골방의 팬들이 열광했고 열광하고 있습니다.

 

왕가위와 유진위.

작품 성향 상 별무 연관이 없을 듯한 두 감독은 사실 무명 시절의 '으리'로 뭉쳐진 오래된 영화지기입니다. 두 사람은 상대방 영화의 제작자로 서로를 도왔으며(특히 왕가위의 동사서독의 촬영이 길어지자 유진위가 같은 캐릭터, 배우들로 전혀 다른 성격의 코미디 동성서취를 후다닥 연출하여 동사서독의 후반 제작비를 마련한 것^^) 묘한 지점에서 실날같은 정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2002년 왕가위가 제작하고 유진위가 연출한 천하무쌍은 선리기연이 중경삼림을 그리했듯이 동사서독을 원본으로 한 코미디입니다. 물론 살짝 흔적을 남기며 원본의 아우라를 슬짝 빌리는 수준이지만요. 이 영화에서 양조위는 동사서독의 맹모살수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장국영이 연기했던) 구양봉까지 캐릭터 복사를 확장합니다. 왕가위의 뮤즈 왕페이(왕비)는 동사서독에서 임청하가 연기했던 모용언의 자기분열적 캐릭터를 '재미지게' 패로디하구요. 영화 후반부에선 동사서독의 그 유명한 오리지널 스코어를 고스란히 빌려오기도 하네요 ^^ 

 

 

 

 

 

 

 

냉온탕을 오가는, 분명 구정 특선이 분명해 보이는 하례편 천하무쌍은 감히 선리기연이 성취한 감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동사서독과의 상호 텍스트성을 눈여겨서 보면 나름 흥미진진합니다. 양조위, 왕페이, 조미, 장첸 등 중화전영 스타들의 진지함과 망가짐을 오가는 연기도 재미있네요 ^^ (양조위와 왕비의 북경오페라 패로디 신을 놓치지 마시길~)

 

덧붙임

1. 한때 중화권 최고의 가수이자 중경삼림과 2046으로 왕가위의 요정으로 사랑받던 왕비가 이후 최근까지 소비되는 영화(몽키킹3D ㅡㅡ;)들을 보니 안타깝네요. 최소한 이 영화 천하무쌍에서는 예의 그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2. 그리고 선리기연의 천사, 주인의 모습을 짧게나마 만날 수 있습니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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