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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각본) 이후 음란서생방자전까지 김대우 감독은 화끈끈적한 19금 연출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의 작품 속 노출 및 섹스 표현의 수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노골적 섹스 장면만 제외하면 그만치 순정의 세계가 없다. 그의 영화의 남자 주인공들은 일순 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 여자를 지고지순 사랑하여 그녀에게 헌신하며, 갖은 (신분, 제도 등 사회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닌 순정을 굽힘이 없었다.

 

타이틀부터 노골적인 <인간중독>에서는 그 순정의 깊이가 한층 깊어졌다.

<인간중독>의 김진평은 첫사랑의 빠진 소년처럼 종가흔을 사랑한다베트남전의 정신적 트라우마와 그가 몸담은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군 사회로부터의 탈주를 위해 종가흔을 사랑한다. 탈주가 목적이었는지 그저 결과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인간중독>이란 타이틀은 중의적이다. 김진평의 종가흔에 대한 매혹이 표면적 답이겠지만, '인간'다움에 대한 김진평(과 종가흔) 집착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전작 음란서생과 방자전에서 보여 준 김대우 감독의 세련된 유머감각은 <인간중독>에 이르러 상당히 무뎌졌다. '못보면 숨도 못쉬는' 사랑 이야기이니 다분히 의도적이었을 듯.

 

신예 임지연은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서 모호한 성적 매력으로 어필한다. 송승헌은 어깨에 힘을 빼고 전보다는 한결 편안한 연기로 김진평을 소화한다. 조여정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전형적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을 잘 살려 숙진이란 인물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김대우 감독 작품의 매력은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린 성인물 장르에서 성애와 순정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믹스한다는 것이다. <인간중독>에도 그 경향은 여전했지만 이번에는 믹스 비율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성애든 순정이든 어느 한 쪽을 선택하고 더 나아가야만 했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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