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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만화, 공연(뮤지컬, 연극) 등 보고 끄적이는 공간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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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의 열기가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드는 7월에도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대통령이 2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청와대를 대폭(?) 물갈이하고 내각 총사퇴까지 단행했지만 별무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 차로 완승하고 총선 승리마저 거머쥐면서 승승장구했던 현 여권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몰렸을까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 소통의 문제입니다. 국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인수위 시절부터 국민의 정서, 기대와는 무관한 혹은 정반대의 정책들을 내놓던 현 정부는 강부자,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부자지만 괜찮아 인사를 결행합니다. 그저 부자라면 괜찮았겠지만 당연히 국민들은 대통령이나 현 정부 인사들처럼 불법에 대해 감각이 그 정도로 무디지는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래저래 몇 개월 전 선택에 대한 회의감으로 부글부글하던 국민들의 밥상에 현 정부는 맛있고 값싼 미국산 소고기를 올리기로 작정하고, 그 후로 오랫동안 기필코 올려야 한다고 버팁니다.

그 다음은 우리 국민 누구나 다 아는 스토리!

 

 이 위대한 촛불의 배경에는 인터넷이라는 이 시대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있었습니다.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담론과 촛불시위(와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가 인터넷으로 생산, 확대, 확산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은 극에 달했습니다. 정부가 무어라 변명을 하면 그에 대한 반증의 정보가 인터넷에 가득 넘쳐 나 버렸습니다.(물론 현 정부의 이야기처럼 마냥 순기능만 있지는 않았지만 그걸 거르지 못할 만큼 국민이 바보는 아니지요) 전 세계는 디지털 민주주의(Digital Democracy)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거대한 구현을 목도했습니다.


 디지털 시대, 현 정부의 아날로그적 접근으로는 국민의 마음에 접속할래야 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 정부가 이 시대의 소통법에 얼마나 무지했는가 하는 것은 촛불의 배후로 아고라 조직을 지목한 경찰 고위 관료의 한마디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 무지와 오해는 결국 정부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아, 그리고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신문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3개 신문사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함과 소고기 재협상의 정당성을 강변했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에 의해 이들 신문사의 같은 사안에 대한 전혀 다른 1년 전 기사와 사설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확산되면서 이들의 권위는 저 바닥으로 추락하고 맙니다. 이 중 압권은 미국산 소고기를 쓰지 않고 절대 안전한 호주 청정우만 사용한다는 안내가 붙은 조선일보 구내식당의 사진일 것입니다.

이 유력 미디어들이 정보 지배력을 무기로 오랫동안 누려 온 권력이 한 순간에 해체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인터넷을 도구로 한 개인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CEO인 것만을 알았지, 그 고객이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애초에 그 사실을 전혀 몰랐거나요. 참으로 긴 시간 불평 없는 소비자들을 상대한 언론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은 소비자의 존재를 망각했고 그들의 목소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눈을 뜨고 똑바로 세상을 직시해야 할 터인데 아무리 봐도 아직 달콤한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참 조국의 앞날이 걱정입니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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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상만사 / 2008. 6. 18. 11:38

고3때부터 대학교 저학년까지 이문열의 소설을 좋아했다. 솔직히 말해 엄청 좋아했다. 정치적 패배주의, 무책임한 감상주의라고 선배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희지도 검지도 않았던 나는 '사람의 아들'에서 '변경'까지 쭈욱 그의 소설을 읽었다.

그의 소설을 끊은 건 군대를 갔다와서 그의 소설 '선택'을 중간 정도까지 읽다 만 이후였다. 난 그 끔찍한 소설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이문열을 버렸다. 그래도 그때는 연민은 남아 있었다. 당시 학내의 권 헤게모니와 그 시스템에도 질려 회색을 띠고 있던 내가 그의 이전 소설에서 느꼈던 권력과 이념에 대한 냉소에 동조하고 있었기 때문였을까...

하지만 오늘 나는 이제 완전히 대놓고 한 이념과 한 권력에 봉사하는 더 이상 예술가도 상식적인 시민도 아닌 이문열에 질려 버렸다.

나는 이제 그를 연민하는 대신 경멸할 것이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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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사물, 사건에 대한 이해력, 통찰력, 판단력이 최악의 수준이다.(이 치명적인 함량 미달을 보니 BBK건은 이 분이 정말 사기 당했던 건 아닌지 슬며시 설득력이 생기기도 ㅡㅡ;;)

자기와 자기 주변의 수준이 그 모냥이면 국민 말이라도 들어야 할텐데... 고집은 엄청 쎄가지고 국민 말은 나몰라라 소위 종교 지도자 등등 만나서 하소연하며 칭얼대기에 바쁘다. 내 편 되 줄 사람만 만나겠다 한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시란다 ㅜ ㅜ 아, 정말 슬프다. 그리고 개탄을 넘어 분노스럽다.

국정운영은 고사하고 통장 맡아 동네 행정 이끌기도 어려운 분 아니신가 싶다. 그 그릇에 맞는 자리로 돌려 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 ㅡㅡ+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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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쉬 좃선!!

세상만사 / 2008. 5. 14. 21:02

조선일보 구내식당 벽면에 붙어 있는 호주산 쇠고기 원산지 증명서. <데일리서프라이즈 제공>

정말 대단한 넘들... 말이 안나온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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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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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소고기보다 더 위험한 것들의 말바꾸기!!!!

조선일보는 오늘(5/5)자 사설을 통해 김민선이라는 한 용기있는 배우를 미친 사람으로 매도하는 작태까지 보여 주었다.

정말이지 윤전기 돌리는 전기가 아까운 신문이다. 정육점의 미국산 소고기 포장 종이로나 딱 어울리는 찌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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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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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당들... 미친소는 니네들이나 '처'먹어라!!

"일본은 (나이가) 2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을 하는데 사골과 척추는 빼고 하고, 그도 모자라 식용으로 쓰는 모든 쇠고기에 대해 검역을 실시한다. 하다못해 중국과 대만 등 15개국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한다. 미국도 캐나다가 30개월 넘은 쇠고기를 팔았다고 난리법석을 피운 적 있고, 영국에서 6개월 이상 살다 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헌혈도 금지하고 있다. 바로 광우병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세계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무슨 소리 하는 건가. 그나마 노무현 정부는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는 일본과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는 중국 등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30개월 미만 쇠고기, 위험 부위 제외' 등을 미국에 제안했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30개월 이상도 허용해버리고 위험 부위도 허용해버렸다. 국민의 건강과 위생은 생각도 하지 않고 검역주권을 포기해버리고 미국의 부시와 보커스(상원의이자 축산업자), 축산 농가를 즐겁게 해주는 일을 했다."

"제발 부탁건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이 나라의 높은 양반들은 수입되는 미국산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꼭 드시라. 선택권이 별로 없는 가난한 국민들은 저랑 같이 차라리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고기 끓여먹자. 100도만 가열하면 아무 이상이 없다. 명색이 지성의 상아탑인 한 대학의 총장인 내가, 한 국가의 전임 장관이었던 내가 이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단히 서글프다.

이명박 정부는 앞으로 10년 이후 혹시 국민에게 닥쳐올 대재앙에 대해서 각서를 써라. 그리고 일부 언론들, 권력과 야합해서 제발 부화뇌동하지 마라. 그대들이 선동하지 말고 과학과 사실을 말하라. 왜 과학과 사실을 '좌파들의 선동'이라고 몰아붙이나."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오마이뉴스 인터뷰 08/04/30)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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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빨간머리 앤을 연상시키는 ㅡㅡ; 천일의 앤.

예전엔 천일이라는 한정된 기간이 주는 느낌 때문인지 가련하고 불쌍한 순정의 주인공을 떠올렸다.

어제 영화 [천일의 스캔들]을 보고 나서야 천일의 앤이 그 유명한 헨리8세의 러브러브 스캔들의 주인공, 앤이라는 것을 알았다. 왕이 한 여자 때문에 조강지처를 버리고 배교하고 교황청과 맞섰다는 그 로맨스(기실은 왕권의 절대성을 강화키 위한 왕의 책략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결국 헨리8세는 정교일치의 제왕이 됐으니 말이다)

 

천일의 스캔들은 배우들(나탈리포트만, 스칼렛요한슨, 에릭 바나,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등등)의 면면과 스펙타클한 화면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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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이 궁중 권력 암투의 희생양에서 음모와 유혹의 주체(복종하면서 지배하는 법을 배워라. 그게 여자다)로 변신하는 중반부까지는 이런저런 휘황찬란한 시각적 쾌감과 더불어 지루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정점에 섰던 앤의 몰락이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다뤄지는 중반 이후 영화는 급속도로 매력을 잃고 지루해진다. 기왕에 끈적한 관능의 유혹(물론 이에 대칭되는 순진무구한 메리-스칼렛 요한슨-가 있다)을 소재로 했다면 서사의 클라이막스를 앤의 정점에 두고 관능과 유혹의 끝까지 끝까지 밀어 부쳤으면 짜릿했을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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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포트만(은 영화 2/3까지만)과 스칼렛 요한슨은 과연 소리가 절로 나오는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 내 개인적인 취향은 자기 욕망에 충실한 팜므파탈, 나탈리 포트만이다^^ 두 여배우가 앤과 메리의 배역을 거꾸로 하여 연기하여도 굉장히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칼렛 요한슨의 앤은 나탈리 포트만과는 다른 서늘한 관능의 매력을 보여 주지 않았을까? 워낙에 두 여배우의 투톱 무비여서 에릭 바나는 상대적으로 쫌 글타. <뮌헨>의 어둠 속에 고뇌하는 이미지를 반복하는데 쫌 생뚱맞다. 그보다는 훨씬 짧은 등장시간에도 불구하고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명배우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기품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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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The Remix

왕가위는 데뷔작 열혈남아(몽콕하문) 이후 매 작품마다 새로운 단계로의 점핑을 거듭해 왔다

 

숨막힐 듯 매혹적인 이미지와 이에 철저히 조응하는 사운드. 가히 사랑과 젊음, 인생의 아포리즘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적인 대사들. 빛나는 감수성과 직관적 연출이 빚어 내는 기적과 같은 장면들. 그리고 왕가위의 영화 안에서 평소 실력의 200%로 관객의 공명을 끌어 내는 그의 배우들.

 

왕가위는 전작 [2046]에서 그가 창조해 왔던 모든 것들을 종합해 냈고 나는 그 이후의 왕가위 영화가 너무도 궁금했다(아니 목말랐다)

<마이블루베리나이츠>는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 우리 시대의 정서와 무드를 지배해 온 거장은 잠깐 쉬어가는 스테이지로 작정을 하고 이 영화를 찍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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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블루베리나이츠> [중경삼림]의 리믹스이다. 두 영화는 각각 홍콩(중경)과 미국(뉴욕)에 살고 있는 도플갱어다. 식당 주인, 멀리 떠나는 여자(또 돌아 오는 여자), 제복 경찰, 식당 웨이트리스, 선글라스 여인 등 주요 캐릭터뿐만 아니라 광각 렌즈, CCTV 활용 등까지도 [중경삼림]과 또 다른 중경삼림, [타락천사]를 끊임없이 리마인드시킨다. 왕가위가 한껏 게으름을 부렸다고나 할까?

 

하지만 거장의 범작은 평범한 감독의 걸작보다 흥미로운 법!

왕가위의 선곡 감각은 여전히 최고이다. 주드 로와 나탈리 포트만에겐 이전과 전혀 다른 매력이 넘치며 그야말로 연기 초짜, 노라 존스(마이블루베리나이츠의 왕정문 ^^)는 놀라운 감정 표현을 보여 준다.(영화를 보자 마자 노라 존스의 주제곡? The story는 내 미니홈피의 비지엠을 차지했다 ^^)

 

중경삼림은 아비정전에서 동사서독으로 넘어 가는 왕가위의 여정에서 즐거운 쉼표였다. 마이블루베리나이츠 이후 왕가위의 창조적 점프가 너무도(그리고 간절히) 기다려진다.

Posted by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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